이스라엘이 영국 정부의 서안 정착촌 수출금지 결정에 격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례적인 순간이라는 폴 애덤스의 분석이다.

국제적 비난과 경제적 조치

이스라엘의 분노는 영국에 집중됐다. 그러나 12개국이 공동 조치를 내렸다는 점에서 분노는 더 커졌다. 런던 당국은 정책 전환으로 이스라엘의 적대적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반응의 속도와 강도는 예상보다 컸다.

이스라엘은 영국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가자 지구 안정화 활동을 담당하는 국제 가자 지원센터에서 인력을 철수시킨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매우 적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영국과 11개국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보였다. 이 국가들은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를 포함한다.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은 이스라엘 전체 수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이 조치의 정치적 상징성은 강하다.

국제법원 판결 반영한 정책 전환

수십 년간 영국과 다른 정부들은 서안 지역의 정착촌을 불법으로 보았지만, 상품 거래 금지는 하지 않았다. 이제 외교장관 에드 밀라운드는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정착촌을 포함한 전체 점령이 불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제 관계도 이 판결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상품뿐만 아니라 정착촌 건설, 인프라, 금융을 지원하는 회사에도 제재가 적용된다. 또한, 점령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무기 판매도 제한된다. 이 조치의 범위는 예상보다 더 넓다.

이 조치뿐 아니라 외교장관의 발언도 주목된다. 밀라운드는 “자랑스러운 브리튼 유대인으로서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이전 정부 고위 인사들과 비교해 더 직접적이고 단호하다.

반응과 영향

영국 외교장관이 ‘정착촌 테러가 만연하다’고 지적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인종 청소’를 이끈 것은 정착촌 때문이라고 말한 점이 이례적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묵인했다고 밀라운드는 지적했다. 그는 이 조치를 영국 정책의 ‘리셋’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영국-이스라엘 관계가 10년 만에 최악으로 악화됐다는 의미이다.

이스라엘 외무장관 기디온 사어의 강경한 반응은 다가오는 선거 분위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스라엘인들도 이 조치에 분노했다.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정착촌의 폭력적이고 종말론적인 사상을 문제 삼는다. 또 일부는 정착촌을 국가적 부끄러움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인들은 정착촌이 불법이라고 동의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전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가 이스라엘을 국제적 고립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한 발언에 반대한다. 하지만 국제적 비난이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은 공유한다. 유럽가요제나 스포츠 행사에서의 시위, 국제 체포영장 발부, 정착촌 상품 금지 조치 등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 조치를 진전으로 받아들인다. 팔레스타인 외교부는 제재를 시행한 국가들을 칭찬하면서,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기업’을 중단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런던에 있는 팔레스타인 대사 헤사임 조믈롯은 정부 결정이 “영국-팔레스타인 관계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조믈롯은 영국의 ‘용감한 조치’가 팔레스타인 국가 독립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의 59년간 점령 상황이 여전하다는 현실도 인식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팔레스타인 국가 구축 가능성은 매우 작다. 12개국의 공동 조치가 서안 지역의 이스라엘 점유를 끝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낮다. 미국이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행사하려는 의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 외교장관은 이스라엘 총리 이츠하크 샤미르가 정착촌 건설 자금을 보장한 조건을 거부하자, 1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보증을 철회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샤미르는 유명한 강경파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스라엘의 정착촌 계획을 억제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에 반감을 보이긴 했지만, 미국의 이스라엘 대사 마이크 헛치는 이스라엘의 신앙적 지지자로, 서안 지역이 유대인에게 하나님에 의해 약속된 땅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영국과 동료 국가들의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워싱턴에서 이스라엘의 주요 지지자인 미국에도 도전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