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건강장관 아덴 두알레는 12일(현지시간) 라이피아 공군기지에 위치한 미국이 운영하는 에볼라 격리 시설의 공사를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법원에 밝혔습니다. 이 결정은 지난달 법원이 내린 공사 중단 명령을 무시한 채 준비 작업을 계속하면서 법원에서 중징계 판결을 내린 뒤 내려진 것입니다.
시설에 대한 반발과 우려
케냐인들은 5월 시설 건설 계획 발표 이후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에서 3명이 숨졌습니다. 6월 1일과 9일 각각 2명과 1명이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시설은 나이로비에서 약 200km 떨어진 라이피아 공군기지에 건설될 예정입니다. 에볼라 확진자들이 격리될 50개 병상이 마련되며, 미국 의료진이 관리할 예정입니다. 이 시설은 에볼라 확진자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으로, 현재까지 6월 20일 기준으로 250명 이상이 사망한 중앙아프리카 공화국(DRC)에서 온 시민들을 위한 것입니다.
법적 및 정치적 갈등
5월 고등법원은 시설 건설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인권 단체들이 공공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비밀리에 추진되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입니다. 판사는 두알레가 사과하고 재판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자 경고만 내렸습니다.
법원의 중단 명령에도 불구하고 미국 당국자와 외교관들은 로이터에 전달한 말을 인용하면,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계속해서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6월 22일의 위성 사진에서도 텐트와 포장된 구역 등 시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법정에서 두알레는 이 시설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도 이 프로젝트를 지지하며, “케냐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 맥락과 자금 지원
미국은 케냐의 에볼라 대응을 위해 1,35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 협력은 식민지 시대의 유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에볼라 확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케냐에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케냐는 지금까지 에볼라 확진 사례가 없습니다.
케냐 의료 실무자, 약사, 치과의사 연합의 다브지 아텔라 박사는 “미국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면 케냐도 위험하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은 과거 에볼라 발병 시 미국 시민들을 본국으로 이송해 치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병원균에 감염된 사람들은 미국에 입국하지 못한다고 당국이 밝혔습니다. 5월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 의사와 그의 가족은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월 17일 이 발병 상황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식 발표 이전에도 바이러스가 이미 확산되고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유행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는 ‘번디부기요’ 계열로,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모델링에 따르면 이번 발병은 기록상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전 최대 규모였던 2014~2016년 서아프리카 발병 당시 2만8천명 이상이 감염되고 1만1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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