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13일(현지시간) 의회 감시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제프리 에피스타인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에피스타인은 2019년 재판을 앞두고 사망한 성범죄자다. 게이츠는 에피스타인이 그의 기부 활동을 위한 기금 모금에 실패하자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다.

에피스타인의 ‘친구 수집가’ 전략

청문회에서 게이츠는 에피스타인이 자신의 이혼 문제를 악용해 관계를 이어가려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의원들은 에피스타인을 ‘친구 수집가’로 묘사하며, 게이츠와 같은 권력 있는 인물들과 교류해 권력을 과시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에피스타인이 지속적인 범죄 행각을 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으며, 그에 대한 단서도 없었다고 말했다. “에피스타인의 섬이나 목장, 플로리다 집에 가지 않았다. 누구도 피해자로 만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가 개인적 관계를 원했다면, 나는 관심이 없었고, 결코 응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에피스타인의 정보 악용 주장

게이츠는 에피스타인이 자신의 이혼 문제와 허위 주장으로 자신을 압박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 여성들과의 외도 사실을 인정했지만, 에피스타인의 주장인 ‘비밀스러운 만남’이나 ‘성병 치료용 약물 제공’은 부인했다.

에피스타인의 초안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당시 아내 멜린다에게 항생제를 비밀리에 제공해 감염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이 주장도 부인하고, 아내나 미성년자들을 에피스타인과 연결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게이츠와 에피스타인의 관계는 2011년 시작됐다. 이는 에피스타인이 플로리다에서 유흥업소 운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3년 뒤였다. 게이츠는 처음부터 에피스타인이 기금 모금에 관여하거나 보수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2014년 에피스타인이 후원자 그룹을 모았지만, 게이츠는 이 노력이 ‘망한 시도’라고 판단하고 접촉을 중단했다.

청문회와 위원회 반응

의회 의원들, 특히 민주당의 로버트 가리아 의원은 게이츠가 에피스타인의 ‘끔찍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기금 모금을 위해 계속 관계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가리아 의원은 게이츠가 에피스타인이 모은 인물들의 이름을 제공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팀 버쳇 의원은 질문이 ‘매우 강도 높았다’고 말하며, 게이츠가 일부 답변에서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에피스타인은 주변에 유명 인사를 두고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다”고 버쳇은 설명했다.

게이츠는 에피스타인과의 만남에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인정했다. “에피스타인을 아는 것 자체로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에피스타인에게 약 18개월 동안 여행 제한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배경 조사에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의원들은 게이츠가 공공 정보를 통해 에피스타인의 배경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에피스타인의 범죄 피해자들이 정의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