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작은 정착지 바비에라의 마을 광장은 독일식 십자가와 화려한 장난감 도시의 외관을 지녔지만, 과거의 참혹함을 암시하는 흔적은 거의 없다. 1991년 이전까지 이 마을은 수백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형 도시이자, ‘콜로니아 디지니다드’라는 복합체였다. 이 복합체의 리더인 폴 슈라이퍼는 전 나치와 무기 밀매업자로, 1961년 이 지역의 계곡에 대규모 토지를 매입해 외부와 거의 단절된 울타리 안에 최대 300명을 가둔 적이 있다. 그는 캠프의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고문했다.
콜로니아 디지니다드의 어두운 역사
피노체트 장군의 독재 시기, 콜로니아 디지니다드는 국가 보안 부대가 최소 100명을 살해한 비밀 고문소로 사용되었다. 슈라이퍼는 아이들을 학대한 혐의로 20년의 감형을 선고받았고, 2010년 감옥에서 죽었다.
이 복합체를 조사하고 발굴하는 노력은 부진했지만, 지난해 전 대통령 가브리엘 보릭이 117헥타르(289에이커)를 몰수하고 희생자 기념관을 세우는 계획을 발표하자, 실종자의 가족들은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금은 칠레의 새 극우 대통령 조세 안토니오 카스트의 정부가 이 몰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바비에라의 주거 지역과 슈라이퍼의 이전 주택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곳에서 이 장소가 구금소 역할을 했다는 중요한 자료가 발견되었다.
인권 운동가들의 우려
“콜로니아 디지니다드는 인간에 대한 범죄가 벌어진 장소로 취급되어야 한다.”라고, 피노체트 독재 시기 이 장소에서 구금되었던 그의 누나를 위한 ‘기억과 인권을 위한 콜로니아 디지니다드 협회’의 회장 마르가리타 로메로는 말했다. “이것은 단순히 장소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추구하기 위한 물질적 조건을 보장하는 일이다.”
정부의 입장은 보릭 정부가 국가 재정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자체 평가를 중심으로, 모든 부서에 예산을 3% 줄이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주택 장관 이반 포두제는 이 장소를 몰수하는 데 5000만 달러 이상이 들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주택과 정의 부서는 계획에 대해 추가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결정으로 이 전 복합체의 미래는 불확실해졌다. 바비에라의 토지 소유권은 현재의 주민들, 즉 원래 독일 이민자들의 후손과 이 지역으로 이주한 칠레 가족들에 의해 유지된다. 칠레의 야당은 이 몰수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숨김과 발견의 역사
슈라이퍼의 교단에서 벌어진 참혹한 일의 진실은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드러났다. 콜로니아 디지니다드의 지하 터널망에 숨어 있던 슈라이퍼는 1997년 칠레에서 아이 학대 혐의를 피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도주했고, 2005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근처의 고급 단지에서 발견되었다. 같은 해, 이 전 복합체는 칠레 정부에 의해 인수되었다.
2023년, 보릭은 독재 정권 이후 실종된 1469명의 흔적을 찾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해, 콜로니아 디지니다드에서 새로운 지하 저장소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번 달, 칠레 정치의 극단적 경계에 오랫동안 활동한 카스트는 피노체트와 그의 독재 정권을 반복적으로 옹호해온 인물로서, 이 탐사 계획의 4명의 조정자들을 갑작스럽게 해임했다.
그 중에는 14년간 국가 인권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근무한 인물도 포함되었다. “우리는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인권에 대한 명백한 후퇴를 목격하고 있다.”라고, 자신은 대학 시절 의학 학생이었던 로메로는 말했다. “진실을 밝히는 데 대한 진정한 의지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이 진실이 그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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