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지도자 세이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3월 1일 사망한 이후 전 세계 이란인들의 기쁨은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 갈등이 가속화되며 불안으로 바뀌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대부분 가족과의 연락을 디지털 채널을 통해 유지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완전한 통신 차단으로 가족의 안전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 채널 전면 차단

한국대학교에서 공부하는 30대 이란인 가자일은 페르시아湾의 테헤란에 거주하는 가족과의 연락이 갑작스럽게 끊겼다고 말했다. 가자일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지금은 모든 채널이 차단됐다. 미국의 공격 이후 가족이 “우리는 안전하다. 걱정하지 마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후로는 아무 소식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통신 차단으로 인해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가족의 안전에 대해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한국에 27년간 거주한 49세 이란인 알만 자네하 역시 “어제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기뻤지만, 하루가 지나니 걱정이 됐다. 언제까지 이 전쟁이 지속될까?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사회 모임이 불안으로 변질

3월 1일 저녁,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바에서 60명 이상의 이란인들이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축하하는 모임을 열었다. 30대 참석자 나즈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 어려웠다. 이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한국에서라도 파티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이란이 이웃 중동 국가인 카타르와 쿠웨이트의 미국 군사 기지를 대상으로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로 인해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여행 제한 및 공포 확산

이러한 위기는 국제 여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동 주요 공항인 두바이를 통해 이동하는 항공편이 대규모로 취소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한 한국 직원(이름 미공개)은 “회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지 않도록 지시했기 때문에 휴가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중동 갈등이 악화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도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두바이에서는 상황 악화에 대한 공포가 심화하며 필수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지역 소셜 미디어 채팅방에서는 “쌀과 우유는 다 팔렸다” 또는 “배송 앱이 다운되어 직접 가서 사야 한다”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민자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1989년부터 이란을 이끌었던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란의 정치 상황에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계자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란의 즉각적인 보복은 지역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2019~2020년 이란과 미국 간 긴장 상황과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번 위기의 규모는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이며, 여러 국가가 연루된 상태이다.

상황이 계속 확대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가자일은 “가족과 연결되어야 하지만 연락도 못한다. 세계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것이 정말 무서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제 사회는 이란과 중동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몇일은 갈등이 확대될지 아니면 외교적 해결이 이뤄질지 결정적인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