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구대표팀은 미국과의 전쟁 여파 속에서 월드컵을 시작했으며, 미국 입국 비자 문제와 물류 차질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 최근 미-이란 간 평화협정이 발표되자, 전문가들은 이 협정이 팀 멜리의 월드컵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지 논의하고 있다.

역사적 전례와 현재 긴장

지난 월드컵 역사에서 개최국이 다른 국가와 전쟁 중이었던 사례는 있었지만, 개최국과 참가국 간 갈등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를 들어,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당시에는 ‘더티 워’가 벌어졌지만, 개최국과 참가국 간 직접적인 갈등은 없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에 전쟁을 선포했으며, 4월 8일 임시 휴전이 성립된 이후 이번 주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양국 간 긴장은 여전히 높아 월드컵이라는 ‘정치적 중립’을 지향하는 대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자 문제와 정치적 발언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3월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 대표팀을 환영하지만, “그들의 안전을 위해 미국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란 팀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태도를 드러냈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미국의 이민 정책에 얽매여 월드컵 시작 전까지 비자 문제에 시달렸다. 그룹 스테이지 경기가 열리는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 10일 전에 비자가 발급되었으며, 경기 종료 후 멕시코로 이동해야 했다. 이란-미국 정치 분석가 네가르 모르타자비는 이 상황을 “팀 멜리에 대한 추가 적대감”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대표팀이 미국 입국이 허용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FIFA 회장 가니에 인파스티노조차 트럼프에게 보장 조치를 받지 못한 점에서 드러났다. 결국, 감독 아미르 갈레노이의 팀은 미국 아리조나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기지 캠프를 급히 옮기게 되었다. 미국은 경기 종료 직후 2시간 이내에 이란 팀이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이란 팀은 경기 전날 미국에 도착한 바 있다.

평화협정과 미확정 영향

미국과 이란 간의 급속한 협정이 발표되자, 이 협정이 팀 멜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논의가 일고 있다. 이 협정이 미국에서 이란 축구대표팀의 입장을 개선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모르타자비는 알자제라와의 인터뷰에서 “평화협정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발언이 최근 몇 일 사이에 급격히 달라졌으며, 정치와 경제 측면에서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축구에도 확장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트루스 소셜’에 “우리의 이란 관계는 이전 행정부보다 훨씬 다르고 훨씬 더 좋다”라고 썼으며, “이 과정이 빠르고 쉽게, 그리고 매끄럽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모르타자비는 월드컵이 정치와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이란 팀 대우는 정치가 스포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 평화협정은 관계 개선의 문을 열 수 있으며, 이란 팀의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이 팀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를 보인다면, 장애물 중 일부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화협정 발표 전, 미국은 이란 공격수 메흐디 토라비의 비자 갱신을 신속히 처리하는 등 소극적인 우호적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정치학자 니키 아카바안은 트럼프가 공화당 내 반이란 강경파와 이스라엘 지지자, 민주당의 압력으로 인해 평화협정을 철회할 가능성에 경고했다.

아카바안은 알자제라에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 친절한 발언을 하고 있지만, 이란 대표팀에 대한 대우 개선이 실제로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토라비의 다중 입국 비자 발급은 미국이 개최국으로서의 책임을 어느 정도 이행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화협정 발표 이후, 미국의 이란 팀 대우에 대한 긴장은 다시 고조되었다. 이란은 미국이 월드컵 중 이란 대표팀의 미국 입국 요청을 거절한 것을 이유로 FIFA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란 축구연맹 대변인은 “월드컵 준비 일정을 미리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대표팀은 다시 한 번 미국 주최측의 제한을 마주쳤으며, 이는 기술진의 계획 수행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밝혔다.

아카바안은 미국의 월드컵 기간 이란 로지스틱스 결정이 이란 팀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려는 차별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란 팀의 팬 티켓이 월드컵 시작 직전에 취소된 것도 이러한 장애물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