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71)이 별세했다. 그의 정치 생활은 트럼프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척도였다. 그는 23년간 공화당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문제들에 대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정치적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의 외교 정책은 러시아의 세계적 야망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란 정권 변화를 원했다.
그레이엄은 2002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자 곧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가까운 동료가 되었다. 매케인은 보수주의자이면서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2015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당시 그레이엄은 당파적 긴장을 완화하고 정치적 반대자들과 협력하는 것이 자신의 핵심 메시지였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백악관에 술집을 열고, 술을 마시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전쟁 영웅인 매케인을 “포로가 된 것 때문에 영웅이다”라고 비판하자, 그레이엄은 트럼프를 “잭애서”라고 불렀다. 트럼프는 회의에서 그레이엄의 전화번호를 읽어내며, 그를 공격했다. 그레이엄은 이에 맞서 휴대전화들을 파괴하는 퍼포먼스 영상을 만들었다. 몇 달 뒤, 자신의 대통령 선거 운동이 무너지자 그레이엄은 트럼프를 “인종 차별적이고 이민 반대, 종교적 혐오 분자”라고 비판했다. 이 비판은 2016년 5월 트위터에 올린 “공화당이 트럼프를 후보로 지명하면 파멸을 맞을 것이며, 우리가 그 결과를 받을 만하다”라는 글로 절정을 맞이했다.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과 대선 경쟁을 벌일 당시, 그레이엄은 공화당 내 많은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에 대해 경계심을 유지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트럼프나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고, 대신 독립 후보 에반 맥뮬린을 선택했다. 트럼프가 승리하자, 그레이엄은 태도를 바꾸었고,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공화당을 장악하자 그레이엄은 그의 가까운 동료이자 친구가 되었다.
두 사람은 자주 골프를 치며, 케이블 TV에 자주 출연하는 그레이엄은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트럼프가 브렛 카바나를 두 번째 대법관으로 지명했을 때, 카바나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강하게 비판하며 그레이엄은 그의 추천을 도왔다. 그의 중재로 카바나는 최소한의 표차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배하자, 그레이엄은 그와 단절했다. 바이든은 그레이엄의 전 상원 동료였으며, 그는 그를 “정치에서 만난 가장 친절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를 습격했고, 그레이엄과 다른 의원들이 도망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레이엄은 곧 트럼프와 단절했다. “트럼프와 나는 헬의 여정을 했다. 이렇게 끝나는 걸 싫어한다. 나는 이제 끝내겠다.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정치적 격랑은 일시적이었고, 그레이엄의 거리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021년 2월 트럼프의 탄핵 재판에서 무죄를 표결했다. 트럼프가 202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향해 나아갈 때, 그레이엄은 다시 그를 지지했다. 그는 BBC에 “트럼프는 내 관점에서 매우 좋은 대통령이었다. 나는 그의 대통령 시절 행동으로 그를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레이엄은 그의 내각과 사법 인사, 입법 계획을 지지했다. 그는 중동에서 트럼프의 군사 행동을 칭찬했고, 때때로 미국의 폭격을 계속해 이란 정권이 붕괴하도록 격려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지만, 트럼프가 러시아의 볼로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접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비판을 자제했다. 트럼프의 명시적 승인 없이는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민주당 상원의원들과도 친분을 이어갔다. 그의 죽음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의 트럼프 비판자들인 캘리포니아 주의 아담 시프와 매사추세츠 주의 엘리자베스 워렌 등이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는 일요일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문제를 겪을 때면 그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엄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공화당의 입법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새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노력과, 트럼프가 지명한 법무장관 토드 블랑슈를 승인하는 것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은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71세의 그레이엄은 6년 임기의 재선을 준비 중이었고, 당내에서 무난히 후보로 지명받았다. 공화당 주지사 헨리 맥마스터는 그레이엄의 잔여 임기 동안 대체 인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새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예비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주이지만, 트럼프의 인기 저하와 공화당의 정치적 악재가 지속된다면, 이제 개방된 상원의석을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레이엄의 뒤를 이을 사람은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의원이 아니며, 정치적 기반을 다시 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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