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 외교장관은 전직 국가원수의 해외 방문에 대해 ‘투명성 강화’ 규정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달 쿠마 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사업가와 만난 것을 계기로 내놓은 조치다. 쿠마 전 대통령은 당시 인도 내 사원에서 84세의 정치인과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쿠마 전 대통령이 인도 사업가 아제이 구파와 만난 사실이 알려지자, 한 장관이 그를 향해 ‘남아공에 중지를 뜻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파 형제는 10년 전 쿠마 전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았다. 양측 모두 부정했다.

구파 가족은 2018년 사법위원회가 그들의 대규모 사기 혐의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남아공을 떠났다. 이른바 ‘국가 압수’ 사태로 불린 사건이다. 2022년 위원회는 쿠마 전 대통령이 구파 가족의 요청으로 경제 관련 핵심 장관들을 임명하고 해임했다고 결론 내렸다.

남아공 당국의 대응

쿠마 전 대통령은 이후 아프리카 국민회의(ANC)에서 제명되며 반대당 uMkhonto we Sizwe(MK)를 이끌게 됐다. 남아공 당국은 아제이 구파에 대한 체포영장을 취소했다. 구파 형제 중 두 명인 아툴과 라제시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이주했으며, UAE 법원은 2023년 남아공의 추방 요청을 거절했다.

쿠마 전 대통령의 인도 방문 기간, 그는 인도 사원에서 아제이 구파와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됐다. 남아공 주재 고등판사관 아닐 수쿨라도 이들과 함께 찍힌 사진이 나왔다. 수쿨라 고등판사관은 이후 소환된 상태이며,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방문 규정 제안

외교부 장관 론달 라모라는 자신의 부서가 국회와 대통령실에 전직 국가원수의 해외 방문에 대한 새로운 규정 도입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방문에 대한 전체적인 세부 사항을 제시해 적절한 지원 수준과 관련된 명성, 정치적, 외교적, 보안적 위험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규정 제안은 쿠마 전 대통령의 해외 방문이 처음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 지난해 그는 모로코를 방문해 서사하라 지역의 주권 문제에 대해 모로코 측 입장을 지지했다. 남아공은 이 지역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쿠마 전 대통령은 MK 당수로서 방문했지만, 모로코 외교장관과 회담할 때 남아공 국기 앞에서 사진을 찍히기도 했다. 남아공은 이 방문을 비판하며 모로코에 공식 외교적 항의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