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오랫동안 복수를 강조해 왔다. 그는 2023년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당신의 복수’라고 말하며 백악관 경쟁을 시작했다. 당시 말비나스 제도나 옛 영국 제국은 그의 관심사에 없었겠지만, 최근 국제 정세는 트럼프의 복수심과 맞물려 아르헨티나 대통령 재비에르 미레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레이는 최근 텔레비전 연설에서 아르헨티나가 말비나스 제도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1982년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정권이 이 지역을 침공하면서 폭혈의 갈등이 벌어졌지만 이후 침체 상태였다. 당시 영국은 마거릿 탠서 전 총리가 이끄는 군대를 파견해 섬을 되찾고 아르헨티나를 굴복시켰다. 탠서는 오히려 미레이가 존경하는 인물이다.
트럼프의 이란 전쟁 관련 분노, 말비나스 문제에 영향
트럼프의 영국에 대한 분노는 전 총리 키어 스타머가 이란 전쟁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 분노와 동맹국들의 배신감은 미국이 말비나스 제도의 영유권 문제에서 영국의 주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검토하게 만들었다. 미레이는 트럼프가 ‘재검토 중’이라고 말한 미국의 중립적 입장을 빠르게 활용했다. 이는 사실상 영국의 지배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의 복수심은 깊고 넓으며,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는 최근 우익 영국 케이블 채널 인터뷰에서 ‘당신의 나라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란 전쟁 때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영국 전 총리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영국이 방위비와 NATO 기여금을 더 내야 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최근 존 헤일리 영국 재무장관은 지출 목표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트럼프의 복수심, 동맹 관계에 악영향
미국과 영국의 ‘특별 관계’는 두 차례 세계대전과 냉전 동안 강화된 동맹 관계였다. 하지만 지금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은 트럼프의 분노를 받는 동맹국 중 하나일 뿐 아니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자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6일 줄였다. 트럼프는 200년 동안의 동맹국 오만을 100년 만에 폐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려면 폭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복수심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도 확대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는 과거 트럼프의 동의자였다. 미국 백악관은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절하고 트럼프의 대응을 비판하자 독일에서 5000명의 미군을 철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의 복수심이 장기적인 동맹 관계와 국제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레이는 여전히 트럼프의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아르헨티나 경제 안정을 위해 200억 달러의 대출 보증을 확장했지만, 이는 미레이의 당이 왼쪽 성향 반대 세력을 차기 총선에서 물리치는 조건이었다. 당시 이 조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며, 미레이의 정치적 미래는 트럼프가 주도하는 국제 정세만큼 불확실하다.
미레이의 연설은 ‘변화의 바람’이라는 역사적 구호를 인용했다. 1960년 영국의 하럴드 매클밀란 전 총리가 이 구호를 사용해 아프리카 식민지 통치 종식을 시사한 바 있다. 미레이는 영국이 인구 이동, 인구 구조, 경제적 문제 등 여러 위기를 겪으며 쇠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인기 하락은 언급하지 않았다. 1982년 말비나스 침공은 군부 독재 정권에 대한 반발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1982년 영국은 자체적으로 인구 이동 문제, 인종 폭동, 경제 침체 등 여러 국내 문제를 겪고 있었다. 마거릿 탠서가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출되면서 말비나스 전쟁 이후 정치적 반등을 이뤘다. 하지만 탠서와 달리, 영국의 새 노동당 총리 앤디 버넘은 이제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정한 영향을 감당해야 한다. 트럼프의 복수심은 다시 국제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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